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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 연희전문학교의 음악교육과 연전음반
등록일: 2020-10-08  |  조회수: 235

연희전문학교(Chosen Christian College, 이하 ‘연전’)는 한국의 근대교육을 선도한 개신교 선교사들이 설립한 학교이다. 비록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민족을 차별하고, 법률로 그리스도 정신의 전수와 확산을 제지한 까닭에 전문학교로 출발했지만, 대한(大韓)의 청년들이 사회 각계에서 발휘할 능력을 연마하는 ‘Liberal Arts College’ 체제를 갖추었다.
언더우드(H. G. Underwood, 1859~1916)를 위시해 학교 설립에 협력한 이들은 ‘더 나은’ 교육으로 정체성을 확립해 새로운 사회, 곧 대한(大韓) 사람이 가장 원하는 나라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기운을 낼 때를’ 기다리는 인재(人材)를 길러내고자 했다. 달리 설명하면, 연전의 인재상은 사람을 알고 이웃을 평안하게(在知人, 在安民)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알고 이웃과 화평하는 길은 인간적인 욕구나 합리적인 반응을 넘어서는 마음(本性)에서 비롯된다. 본성은 하늘이 내려준 마음(降衷)이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회(국가) 사이에 서로 공경하여 각각의 성품과 이치를 바르게 하는 것은 하늘이 내린 마음을 헤아려 잘 어울리는 것이다.
그런데 마음은 감정을 담은 그릇이다. 마음이 외부의 자극으로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감정이라고 한다. 자극하는 요소 중에 ‘소리(聲)’가 있다. 인간은 소리의 높낮이, 길이, 세기 등에 다르게 반응한다.
각양의 소리에 다르게 반응하는 청각에 시간이라는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음악이다. 달리 표현하면, 음악은 소리에 긴장과 이완을 일으켜 사상과 감정을 드러내는 시간의 예술이다. 
연전은 설립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음악교육을 염두에 두었으며, 음악을 전공한 선교사 부인, 선교사에게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은 변성옥(邊成玉), 에케르트에게 양악을 전수한 정사인의 가르침을 받은 백남석(白南奭) 등이 설립 초기부터 음악교육에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기악을 전공한 김영환(金永煥)과 대한제국 군악대장 출신 백우용(白禹鏞), 성악을 전공한 현제명(玄濟明) 등이 촘촘하게 얽어져 음악을 가르쳤다. 이들은 음악을 진지한 통찰과 예지력을 갖춘 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접목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음악과 설치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문과와 성서과(신과)의 교과목으로 음악을 개설하고, 음악위원회를 두어 사중창단, 밴드, 관현악단, 글리클럽 등과 같은 특별활동을 장려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자신을 존중하며, 외부 세계를 올바로 지각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한편 시간과 질서의 개념을 터득했다. 그리고 연전은 초등학생 때부터 일본음악(창가)을 배운 학생들이 입학해 서양음악과 대한의 음악을 배워 ‘새로운 길’을 찾는 ‘장(場)’이었다.
교내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클럽활동을 기반으로 학교 밖에서도 여러 모양의 음악 활동을 전개했다. 그 가운데 음반(이하 ‘연전음반’) 녹음은 가장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연전음반 녹음은 1932년 일본 콜롬비아의 정식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약 6년간에 걸쳐 총 26곡을 녹음했다. 그리고 제작된 음반은 1932년 9월부터 몇 차례로 나뉘어 발매되었다.
연전음반 중 가장 먼저 발매된 것은 Columbia 40358(‘延禧專門學校校歌’/‘延禧專門學校應援歌’·사진)이다. 그리고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Columbia 40450’ 음반에 수록된 “조선의 노래”이다. 이 노래는 서양음악 기법으로 대한의 정서 및 민족의식을 담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전은 음악과가 설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음악의 특성과 속성을 살려 학생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여러 가지 상황을 민감하게 인식하여 융통성이 있고, 눈에 띌 만큼 정교하고 막힘이 없는 새로운 능력과 태도를 함양하도록 이끌었다.
그 결과 백양로에는 합주와 합창이, 운동장에서는 교가와 응원가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연전 학생의 절규는 교외 연주로 이어져 나라를 잃은 겨레에게 용기와 긍지를 주었다.
그리고 연전음반은 일제강점기에 대한(大韓) 사람으로 구성된 단일 연주단체가 녹음한 서양음악 음반 중 최대 분량이며, 유일한 대한인(大韓人) 관현악단 연주 음반 ‘Regal C301’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연전음반은 연전의 음악교육이 서양음악을 기계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당시 대한(大韓)의 현실과 정서를 반영해 음악적 변용과 번안을 시도한, 즉 연전의 학문적 이념인 ‘동서고근 사상의 화충(東西古近思想 和衷)’을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운형 (신학 10입) 연합신학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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