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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동문이야기 - 정보라 <저주토끼> 작가
등록일: 2022-07-06  |  조회수: 1,077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상과 함 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영국의 부커상.
모교에서 러시아 문화와 SF를 강의하기도 한 작가 정보라 동문(영문 96입)이 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후보에 올랐다.
수상 여부를 떠나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이야기하는 정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처음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전혀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1차 후보와 최 종후보 모두 공식발표 이틀 전에 영국 출판사 ‘혼포드 스타(Honford Star)’를 통해 연락이 왔는데, 공식발표가 날 때까지 절대 비밀이며 발설하면 자격 박탈된다고 공동대표님 두 분이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차라리 저로서는 현실감이 없는 편이 비밀을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1차 후보와 최종후보 두 번 모두 소식을 전해주시는 출판사 대표님들과 번역가 안톤 허 선생님이 저보다 훨씬 더 기뻐하셨습니다.”
   “저에게 고마운 분들이 기뻐하시니까 저는 그게 더 기뻤습니다.”

2. 작가님께서 직접 <저주토끼>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저주토끼>는 단편 10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입니다.”
   “1998년 연세문화상을 수상한 단편 <머리>부터 2016년에 연세대학교에서 SF수업을 진행할 당시에 학생들과 이야기하다가 영감을 얻은 <안녕, 내 사랑>까지 오랫동안 다양한 시기에 집필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주로 호러와 잔혹동화, 괴담이나 전설에 가까운 형식을 띤 이야기들이며 <안녕, 내 사랑> 단 한 편만 로봇이 등장하는 SF입 니다.”

3. <저주토끼>를 ‘웹툰이나 영화로 만들 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차 창작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은?
“원작의 장르에 따라, 그리고 결과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한 마디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상화된 작품을 보신 관객분들이 원작이 궁금해져서 소설을 찾아 읽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요즘에는 2차 창작을 하더라도 2차 창작 스튜디오나 아티스트분들이 최 대한 원작자와 소통하면서 진행하거나 원작자가 각색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예 계약단계부터 원작자가 직접 각색한다는 조항을 넣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원작과 2차 창작을 명확하게 구분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업성에 치중한 2차 창작물도 많겠지만, 원작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참신하고 더 폭넓은 해석을 보여주는 2차 창작물도 계속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작품을 집필하실 때,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강의를 하던 때에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생활 속이나 일상 주변에서 이야기를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현재 한국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발달한 나라라 일상 속에서 SF나 판타지에서나 볼 만한 장면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기술적 발달의 일부인 인터넷에는 전설이나 괴담이 여전히 떠돌고 있어서 그 격차를 보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생각합니다.”

5. ‘데모꾼’으로 불릴 만큼, 사회활동가로 유명한 정 작가님이 원하는 세상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좋겠습니다.”
   “2007년부터 아주 많은 분들이 아주 오랫동안 애쓰셨는데 계속 제정이 미루어져서 좌절감이 많이 듭니다.”
   “연세대학교는 대한민국 최초로 장애인 학생의 정식 입학제도를 도입했고, 명실상부한 국제적 명문대학으로서 학교에 외국인 학생들도, 교수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연세대학교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학교 안에서는 물론 학교 밖의 넓은 사회에서도 보호받으면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모교 재학시절이 궁금합니다.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습니다!”(강조!)
   “문학 공부를 하고 싶어서 인문학부에 입학했고, 좋아하는 문학과 여러 외국어를 마음껏 배울 수 있어서 학창시절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다만 문과대학이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강의를 듣기 위해 언덕을 올라다녀야 하는 일은 좀 괴로웠습니다.”(덕분에 오르 막길을 잘 오르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의 꿈은 막연히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었는데, 대학교 2학년 때 IMF 금융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래서 3-4학년 때는 대학원에 오래 다니기보다는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단기 학위를 빨리 따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박사까지 가게 될 줄은 몰 랐습니다.”

7. 미국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슬라브 문학이 작가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슬라브 문학은 한국문학과도 다르고 한국에서 익숙하게 많이 읽는 영문학이나 다른 유럽 문학과도 아주 많이 다릅니다.”
   “슬라브인들은 대체로 미신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미신 속에 세상을 보는 전혀 다른 관점과 세상의 여러 사물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이 들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러시아 역사책을 보면 9세기부터 12세기 정도까지 중세 역사책에는 도저히 현실에서 일어났을 것 같지 않은 사건들이 전쟁이나 질병 같은 아주 현실적인 사건들과 함께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19세기 초 낭만주의 문학 작품들 중에는 환상성이 강한 작품들이 고전으로 남아 있기도 하고, 이런 슬라브적 상상력이 정말 매력적이라 지금도 무척 사랑합니다.”
   “슬라브문학과 제 작품 사이의 공통점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폴란드를 배경으로 쓴 단편이 <저주토끼> 마지막에 실려 있기는 합니다.”

8. <저주토끼>로 유명세에 오른 뒤, 차기 작에 대해 부담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전에 쓰던 대로 담담하게 제가 보는 세상과 삶의 모습들을 계속 써 나가려 합니다.”
   “부커상 1차 후보에 오른 뒤로 청탁이나 제안을 많이 받아서 마감에 쫓기게 되어 조금 슬픕니다.”
   “그런데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 갔을 때 한국과는 전혀 다른 풍경과 사람들을 접하게 되어, 영국 시골마을에서 본 풍경들을 바탕으로 기괴한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고 궁리하고 있습니다.”

9. 이 글을 읽는 동문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인접국가가 전쟁을 일으키고 에너지와 식량가격이 치솟고 여름이 닥쳐오자마자 모두들 폭염에 시달리는 불안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일수록 동문과 재학생 여러분들이 자신을 잘 돌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도 사람이므로 때로 불안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시고, 무조건 뭐든지 열심히만 하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다 내려놓고 잘 쉬고 잘 노는 시간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럴 때일수록 건강검진을 꼭 챙겨 받으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안 아프고 살 수는 없습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의사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치료 잘 받고 푹 쉬는 게 최선입니다.”

동문들에게는 건강을 잘 챙기라고 조언하지만, 정작 본인은 쉴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보라 동문.
정 동문이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고, 세계적인 문학인으로서 승승장구하며 참신한 작품들로 동문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 원한다.

김 훈 기자

* 부커상 : 1969년부터 영국에서 영연방 국적 시민이 영어로 쓴 소설을 대상으로 시상해 온 영국 최고 권위의 소설 문학상.
* 부커상 인터내셔널 : 부커상과 별도로 영어로 쓴 소설 뿐 아니라 영어로 번역되어 영국에 출판된 소설 모두를 대상으로 수상범위를 넓혀 시상하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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