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가 2014년 출연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군인들은 첨단 기계 슈트를 입고 외계 종족과 싸운다. 이 슈트를 입으면 자동차도 한 번에 날려 보낼 정도의 강한 근력을 갖게 되고, 기관총과 미사일도 버튼 조작으로 자유롭게 쏠 수 있다. 실제 주요 국가에서 이런 슈트를 개발하고 있는데, 관건은 배터리이다.
배터리와 관련해 황호정 동문(대학원 04입)이 대표를 맞고 있는 모비엔플렉스의 ‘아연공기배터리’가 눈길을 끈다. 많이 사용하는 리튬배터리보다 같은 무게에서 두 배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고, 폭발 위험이 적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현재는 전기화학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겔타입의 아연공기이차전지 기술도 확보한 상태이다.
“아연공기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전하고, 원료 가격도 리튬의 1/3정도 밖에 안 됩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무게일 때 용량이 두 배 이상 높아 리튬배터리에 비해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연공기배터리는 20여 년 전부터 연구됐지만 상용화 된 것은 보청기에 사용하는 저 전류 배터리 정도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소자는 고부하 제품을 만드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국내 신재생에너지분야 권위자인 설용건 교수님의 도움으로 소자 문제와 함께 시스템 구성 문제를 해결하여 고 전류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7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군용배터리 관련해서 특허도 등록했습니다.”
황호정 동문은 ‘아연공기배터리’ 아이템으로 2015년 6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바로 모비엔플렉스를 설립했다. 배터리 분야는 장치 산업이라 아직 시제품 단계에 있지만 일반인을 위한 참신한 아이템도 눈길을 끈다.
“일상은 물론 여행을 갈 때도 우리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배터리가 문제인데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항상 갖고 생활하죠.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사서 바로 기기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보조배터리를 생각했습니다.”
해외 갈 때 더 이상 콘센트 어댑터나 충전코드가 필요 없다. 일회용 보조배터리 몇 개만 준비하면 된다. 요즘 관심이 많은 드론용 배터리도 아연공기배터리를 이용하면 운용시간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모비엔플렉스는 배터리 이외에 수소 발생기에 들어가는 수전해 전극을 수출하고 있으며, 폐유기용제 처리에 사용하는 환경촉매는 물론, 플렉시블 배터리를 이용한 통증패치와 피부비용 관련 헬스케어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9천만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3억 원을 넘을 것 같습니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참여하는 폐유 처리 관련 기술 공급 MOU를 체결했는데, 동남아 쪽의 진출도 기대가 큽니다.”
모비엔플렉스는 B2B 방식 스타트업 기업이라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수소발생기를 이용한 수소수 제품을 출시하며 우리를 찾아올 예정이다.
박원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