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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만나고 싶었습니다 - 박혜진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
등록일: 2022-04-06  |  조회수: 1,127

박혜진(성악 91입) 단국대학교 교수가 2월 7일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인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에 임명됐다. 30여 년 만에 첫 여성 단장이며, S대 출신이 아닌 타 대학 출신으로 처음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이 된 박혜진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피아노를 치기에는 너무 활발했던 아이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습니다. 하루 4시간 이상씩 앉아서 피아노를 치기에는 제가 너무 활발한 스타일이었어요.”
발야구 피구 고무줄놀이 등을 하며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했던 박 단장에게 손을 다칠까봐 놀이와 체육을 못하게 하는 것은 큰 고역이었다.
“4시간씩 앉아서 연습을 해야 했고, 아이들과 놀지 못하는 게 정말 싫었어요. 그래서 어느날 피아노가 너무 하기 싫어서 녹음을 해서 틀어놨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크게 혼이나고 그날로 피아노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했던 것이 아까워 노래를 해보자고 해서 성악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오페라와 만나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피아노대신 성악을 시작하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만 불어, 독일어 등 수 많은 언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어린시절엔 알지 못했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어떤 단체인지?
서울시 오페라단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로 국악단, 뮤지컬단, 극단, 무용단, 오페라단 등 총 9개의 문화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를 기획부터 제작, 공연까지 모든 일을 진행해야 한다.
“어떤 공연을 할지 오케스트라 합창단 가수들 캐스팅부터 연출, 무대 등 처음부터 끝까지 다 기획하고 제작을 해야 되더라고요. 사실은 여기 오기 전까지는 서울시에서 운영을 하니까 수익을 늘리는 것보다 시민을 위한 단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수익이 얼마나 되는가도 신경을 써야 하더라고요."
"이게 공공 단체인데 사실 그렇잖아요. 축구장도 우리가 수입을 얻으려고 축구장 큰 걸 짓지는 않잖아요. 그 나라의 문화 척도라고 보잖아요. 이런 문화 단체들은 꼭 돈을 버는 단체가 아니라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여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그런 단체라고 생각하는데 수익이 너무 없으면 운영 자체를 할 수 없는 그런 곳이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수입을 늘릴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오페라단을 어떻게 이끌어가실 계획이신가요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을 볼 수 있도록 대중화하고, '오페라는 재미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관객이 무대로 오지 않으면 무대를 손바닥으로 옮겨 관객 곁으로 가겠습니다."
작년까지 코로나로 공연을 거의 못했지만 오는 5월 실내 갈라 콘서트를 시작으로 오랜만에 공연을 펼친다.
"갈라 콘서트에는 사랑에 대한 오페라 4개를 방송인 신동엽씨가 재미있게 스토리를 얘기하고, 그에 맞는 노래를 공연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음악회를 준비 중입니다."
박 동문은 올해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준비 중이고, 내년에는 코로나가 끝나고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행복’에 관한 오페라들을 선보이려고 한다. 서울시를 무대로 시민이 관객이자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오페라 시대를 열고, 고전에 창의성의 옷을 입히겠다는 그는 내년부터는 광화문 광장에서 야외 공연을 준비 중이다.
”뉴욕에서 공부할 때 센트럴파크에서 한 달간 펼쳐진 뉴욕필의 공연이 너무 좋아서 잊을 수가 없었어요. 와인이나 다과를 먹으면서 공원에 누워서 음악을 듣는데 너무 아름다운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광화문 광장이 7월에 오픈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년부터 주말에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을 진행 할 생각입니다."
"야외에서 가족들과 피크닉도 하고, 음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서 오페라도 널리 대중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오페라에 주연으로 출연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작품은?
"오페라가 너무 좋아서 하는 거라 모든 공연이 기억에 남지만 슈트라우스의 박쥐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습니다.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공연 바로 전날 드레스 리허설을 위해 분장을 하려고 화장대에 앉으려고 하는데, 관계자들이 모두 나가라는 겁니다. 내일이 공연이고 이미 세트도 다 세워져 있었는데 코로나가 심해져서 오늘부터 예술의 전당이 문을 닫기로 했다는겁니다. 모든 스텝들이 너무 열심히 했는데, 아쉬운 마음에 많이 울었습니다.
오페라를 하며 슬픈 기억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행복한 기억이 더 많았다고 한다.
"스페인에 가서 '마술피리' 공연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아이를 두고 가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데리고 갔습니다. 하루는 공연장에 아이를 데리고 갔는데 스페인 분이었던 지휘자가 아이를 출연시키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린 모차르트의 서곡이 나올 때 가발을 쓰고 피리 부는 어린 모차르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이와 함께 공연을 했던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되었어요."

오페라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다른 음악들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지만 오페라는 공간의 울림으로 전달을 하기 때문에 사실 소리도 작을 수도 있고, 스토리가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오페라는 스토리를 알고 와서 보면 굉장히 공감이 되고 너무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박 동문은 오페라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간단히 알아보고 관람을 하면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보통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공연장에 가면 책자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줄거리나 내용들이 다 쓰여 있거든요. 공연 시간보다 30분이라도 일찍 오셔서 그 책자를 읽어보시면 오페라 보는 데 도움이 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교에 수석으로 입학을 했던 단장님의 학창시절은 어떠셨나요?
"어릴 때부터 입시에 찌들었던 것 같아요. 예중, 예고를 준비하며 대학까지 입시가 계속되었으니 너무 싫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에 붙으면 절대 공부하라고 하지 말라고 엄마와 약속을 하고 각서를 받았습니다. '내가 노는 자격증을 따러 간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좀 성적이 잘 나온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서울예고가 서울대를 제일 많이 가는 학교였어요. 서울예고에서 거의 1등을 해서 주변에서는 당연히 서울대를 갈 거라고 생각들을 했지만 저는 연대를 지원했습니다. 사실 연대가 성악을 훨씬 잘했기도 했고, '연고전' 등 연세의 문화들이 좋았거든요."
바람대로 대학생이 된 박 단장은 알찬 대학 생활을 보냈다고 한다.
“같은 과 친구들보다는 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했어요. 국제경상학생협회인 ‘아이섹’, 볼링 동아리 ‘박스’ 등에서 활동을 했고, 특히 신방과 친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타과 학생들과 많이 친하게 지냈던 것이 어떤 면에서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음대 친구들은 계속 만나지만 타과 친구들은 학창시절 아니면 만날 기회가 별로 없더라고요. 지금도 연락들을 하지만 분야가 다르니까 서로 잘되기를 더 응원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의) 각서대로 1,2학년때 놀다 보니 성적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그때 강화자 교수님께서 '이렇게 좋던 학생이 내 제자가 돼서 실력이 안 좋아진 건 내 탓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교수님을 너무 좋아하는데 교수님께 누가 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열심히 연습해서 끝까지 노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좌우명이나 인생철학이 있다면?
"'솔직하게 살자'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어떤 일이던 솔직해져야 떳떳해질 수 있더라고요. 그래야 내 의견을 굽히지 않고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철학은 '즐겁게 살자'입니다. 학교 일에 오페라단 일까지 하다 보니 좋아하는 골프 칠 시간도 없는 거에요. 그래도 오랜 세월 몸담아온 곳에서 최고의 위치까지는 아니겠지만 하고 싶은 오페라를 마음껏 제작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박 단장은 단장으로 임명된 후 모교에 대한 애교심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한다.
"정말 많은 동문들께서 축하를 해 주셨습니다. 여자로서도 처음이지만 연대 출신으로 처음 오페라단 단장을 맡게 된 것에 기특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연대 동문이라는 자부심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지나고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질 박 단장의 멋진 오페라 작품을 만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백진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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