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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김홍규(건축 75입) 모교 공학대학원장
등록일: 2021-02-12  |  조회수: 6,027

2021년 신축년을 맞아 모교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공학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김홍규(건축 75입) 교수팀이 1월 2일 미국 아키텍처 커뮤니티(아래 TAC)가 주최한 ‘2020년 건축가 상’ 도시설계분야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것이었다.
TAC 건축가 상은 건축, 조경, 도시, 인테리어 등 각 분야에서 오직 1개 팀만 수상자로 선정한다. 김홍규 교수팀은 ‘강원-원주혁신도시’ 작품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대학교수연구실 팀의 설계 작품으로 수상한 것은 국내 최초이다. 신년 벽두부터 좋은 소식을 전해준 김홍규 교수를 만났다.
김홍규 교수는 함께해 준 여러 사람들의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TAC에서 분야별로 경쟁해서 1년에 한 작품만 선정하기에 흥미를 가지게 됐고, 한번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에도 기록되어 있듯(아래 사진 가운데) 혼자한 것이 아니며,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디자인 혁신을 특징으로 하는 김홍규 교수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압도됐다. 2006년 5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강원-원주혁신도시의 총괄 마스터플래너로 지명된 김홍규 교수는 약 1백4만6천 평을 설계하고 현실화했다. 김홍규 교수는 직접 손으로 설계한 혁신도시의 설계과정 아카이브를 모두 공개했다(아래 사진 오른쪽).

미래를 만들어가는 도시설계
김홍규 교수는 도시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길게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할 때, 그 당시의 상황만 고려하게 되면 정작 사람들이 입주할 때는 옛 것이 됩니다. 입주 후 최소 30~40년이 넘게 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도시가 될 수 없고 외면 받게 될 것입니다.”
김홍규 교수는 원주혁신도시를 설계하며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수용해 개인과 자연의 관계를 최대한 가깝게 했으며, 주요 도로의 90% 이상을 곡선도로로 설계했다. 지형, 지세, 수로 등을 최대한 보존한 생태·환경친화적인 설계를 통해 자연상태를 보존·유지하도록 했다. 혁신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실개천 수변과 구릉지대에 보존된 자연환경에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조경을 계획했다. 이외에도 주요 10가지 구체적 가치를 두고 도시설계를 했으며, 국내 혁신도시 중 가장 자연에 순응하며 환경친화적인 도시설계를 이뤄냈다.

국내 최대 데이터 보유
김홍규 교수는 그동안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리노베이션,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해남·영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비롯해 헤이리 아트벨리 등을 진행했다.
이처럼 김홍규 교수가 여러 사업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데이터 덕분이다. 김홍규 교수는 2만2천 장의 해외 도시 슬라이드와 45만 장의 디지털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제가 목표로 세웠던 것의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1989년부터 대한주택공사 주택연구소에 있으면서 찍은 해외 도시 슬라이드를 지금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 후에 찍은 사진도 약 45만 장이 있습니다.”
김 교수가 이 사진들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교 도서관에 기증하기 위해서이다. 쉽게 내놓았기에 사진을 쉽게 찍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주택공사에서 첫 해외 실사 추진
주택공사 차원에서 1년에 1명 정도 해외를 나가던 시절, 입사 3년차를 맞은 김홍규 교수는 4명의 일본, 싱가포르, 홍콩 출장을 기안했다. 결과는 반려였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각국 주택공사의 협조를 받아 자료를 보완하며 다시 기안을 했다.
“하루는 감사실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놀러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단순히 신도시의 겉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는 사람과 해당 공무원의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며 몇 번이고 설문조사서를 보여주며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허가를 받은 김홍규 교수는 각국의 도움을 받아 집안 내부까지 보고 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료를 모든 관련 부서에 공개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다른 팀에서도 해외 실사를 추진하게 되었다.

화우회 출신 미술가
김홍규 교수의 또 다른 이력은 2004년 서울과 뉴욕에서 동시에 추상화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다. 그림이 좋아 모교 동아리 화우회에 들어간 김홍규 교수는 제대 후에 제대로 그림을 배우고 싶어 직접 화실을 찾아 입시생처럼 배웠다. 유학으로 잠시 그림을 멈췄지만 다시 돌아와 시작했다. 그렇게 그린 작품으로 뉴욕 아고라 갤러리가 주최한 미술 경연에 출품했다.
“당연히 낙선했죠. 그런데 작품이 독특하다며 몇 개를 보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몇 개씩 요구하더니 나중에는 전시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뉴욕에서 전시회를 열게 되면서 국내 전시회도 열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헤이리 아트밸리’ 마스터플랜 등을 같이 전시했습니다.”
김홍규 교수는 그림을 그리는데도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 하나는 자투리 시간만을 활용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그리고 후학을 가르치면서도 이 원칙은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이언트의 감동 이끌어
이외에도 김홍규 교수는 인터뷰 중 여러 원칙을 이야기했다. 도시설계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클라이언트가 진행하도록 하고, 클라이언트와의 약속 시간보다 먼저 보고하며, 비슷한 대안보다 전혀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엇비슷한 대안이 아닌 새로운 제안을 하면 다들 놀라며 본인보다 더 본인 땅을 사랑하는 것 같다며 감동합니다. 그렇게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어 지금까지 꾸준히 프로젝트 요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후학들을 가르치는데도 반영되어 학생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찬국 모교 신과대학원장의 아들인 김홍규 교수는 인터뷰 내내 본인 스스로 지키고 있는 여러 기준들을 말했다. 그것들은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발전을 위한 노력들이었다. 이러한 노력과 헌신이 여러 연세인들에게 이어지길 바란다.

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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