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총동문회

동문 소식

연세미디어 콘텐츠 시작

[동문이야기] 세상을 바꾸는 연세인들 ⑦ - 김미경 강사·MKYU 학장
등록일: 2020-12-04  |  조회수: 5,751

 ‘스타 강사’ 김미경은 우리 학교 작곡과 83학번이다. 충북 증평군 출신인 그는 고1 때 연고전을 보고 연대 진학을 꿈꾸게 됐다고 했다. 좋아하는 음악으로는 갈 수 있겠다 싶어 물어 물어 공부를 했고 서울의 예고 출신들과 경쟁해 꿈을 이뤘다. 연대에 합격한 후 증평엔 플래카드가 걸렸다고 한다. “연대생이라는 자부심에 10대 때 나름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했다는, 나라는 인간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죠. 나와 연대라는 조합이 너무 좋았습니다.” 스물아홉에 강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83 재상봉 때 동기들을 대표해 키노트 스피치를 했다.

-대학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시골서 올라오니 대학은 신천지에 별천지였습니다. 커피숍·당구장에서 노느라 바빴고, 대강당 1층 서클룸 앞을 지나다 잡히는 바람에 데모하는 서클에 가입해 세미나 쫓아다니고 청송대서 막걸리 좀 마셨죠. 류인희 교수가 가르친 교양과목 동양철학에 빠져 반드시 A+를 받으리라 마음먹었고 결국 A+ 받았어요.” 그는 음대보다 사회과학대에 가서 많이 놀았고 정외과 종강파티에 참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당구를 가르쳐준 청주·증평 재경향우회 오빠들도 많이 따라다녔고, 신촌로터리 가는 길에 있던 지하 카페 내쉬빌을 일주일에 두 번씩 찾아 책 읽고 음악을 들었다고 말했다.

-연세 정신이 뭐라고 보나요?
“자유죠. 연대 출신은 다른 대학에 비해 잘 안 뭉친다는 평판이 있지만, 특유의 경쾌한 리듬이 있고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 만개한 개인의 시대에 맞는 학풍을 지녔다고 생각해요.”

-대학이라는 기관 자체, 대학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비슷한 생각, 다른 꿈을 가진 사람끼리 어울려 서로에게서 배우는 시공간이죠. 반드시 고등학교 졸업 직후에 가야 한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20대에 창업을 하고 방향을 수정해야 할 때 대학에 갈 거 같아요. 사회가 울리는 알람에 따라 스물에 대학 가고, 스물다섯에 회사 들어가고, 서른에 결혼하지 않을 겁니다. 이 사회가 설정한 알람을 주체적으로 해지해야 합니다.”

-작곡 내지는 음악을 전공한 게 현재 하는 일에 도움이 되나요?
“작곡을 하면 생각 설계도 잘할 수 있어요. 글쓰기, 말하기도 생각을 설계해 구조를 잘 짜야 합니다. 작곡은 음악으로 표현하고 스피치는 말로 표현한다는 게 다를 뿐이죠.” 3개 법인 대표인 김 동문은 강의를 할 땐 김 원장으로 불린다. 유튜브 채널 김미경TV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로, 지난해엔 국내 최초의 유튜브 대학인 MKYU(MiKyung Youtube University)를 만들어 학장이 됐다. 유튜브 구독자는 1백23만 명이다. “3050을 위한 대학입니다. 재학생이 2만 명가량 되는데 15%가 남성이에요. 이렇게 판이 크게 바뀔 땐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가 하는 강의는 대부분 수강자가 5백~1천 명이다. 그렇다 보니 코로나가 덮친 뒤로 오프라인 강의를 거의 못했다고 했다. 직원을 줄여야 하나, 고민하다 정신 차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교육자본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었습니다. 6개월 동안 시스템을 구축해 유튜브 대학을 시작했죠. 오히려 직원이 늘어 지금 52명이 일합니다.”

-그 경험의 시사점이 뭔가요?
“앞으로 땅 위의 모든 것이 구름(클라우드 서비스) 위로 올라갈 거예요. 이렇게 대이동이 일어나는 시기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강의 노하우는 뭔가요?
“머릿속이 24시간 돌아가는 강의 공장입니다. 강의할 내용을 손으로 적고 노래하듯 입으로 연습합니다.”

-대학문을 나서는 젊은 세대에게 어떤 조언을 주고 싶나요?
“일단 어느 조직이든 들어가 일을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디지털 시대엔 학력을 보지 않습니다. 디지털 세상은 급변해 학교 공부로는 따라잡을 수도 없어요. 대학 다닐 땐 사실 자기 적성을 알기도 어려워요. 여러분은 커트라인이라는 무형의 제도의 피해자들이에요. 이 정도 회사는 돼야 한다는 건 부모가 정한 커트라인입니다. 직장을 3년 주기로 다섯 번 옮겨 보세요. 그 과정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몸값을 올리는 겁니다. 대학에서 여러 학과를 돌면서 배우는 것과 같아요. 세 번쯤 옮겨 보고 조직생활이 적성에 안 맞으면 창업하면 됩니다. 조직 안에서도 인디펜던트 워커가 돼야 합니다. 조직 내 1인 기업가로 ‘미(me) 비즈니스’를 준비해야 합니다.”

-인생 2막을 앞뒀거나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무엇을 권하나요?
“1막은 남녀 모두 사회적 동물로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노동하며 살았습니다. 세컨드 라이프는 성숙한 개인으로서 못 이룬 꿈을 실현하는 삶을 살아야죠. 20대 때에 비해 돈, 인맥 등 자원도 많아요. 나이 예순은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입니다. 계급장도, 명함도 필요 없어요. 계급장 달고 있어 봤자 알아주는 척만 한다는 거 겪어 봐서 알잖아요? 지금은 은퇴 적령기도, 노후도 없는 시대입니다. 2막은 자신의 가치를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시기예요.”
그는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타인과 나누는 봉사야말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루맘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어 미혼모를 돕는다. 자신이 대중의 사랑이라는 이 사회의 자원을 끌어다 쓰고 있다는 걸 깨달은 6~7년 전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2막을 품격 있는 현역으로 살아가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시대를 겪는 동시대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코로나를 데리고 살아야 합니다. 인류는 각종 천재지변, 전쟁 등 이보다 훨씬 더한 고난을 겪었지만 존엄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코로나 따위에 무너질 존재가 아니에요. 코로나와 더불어 기후 위기를 같이 극복하게 될지도 몰라요. 중요한 건 내년이 골든타임이라는 겁니다. 2022년이면 경제도 문화도 판이 완전히 달라지고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을 텐데 현재의 혼돈과 내후년의 새 질서 사이에서 그 질서를 알아내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저는 내년을 ‘미친 자기계발의 해’로 명명했어요.”

-가장 뼈저린 좌절 경험이 뭔가요?
“7년 전 석사논문 표절 건으로 한창 시끄러웠습니다. 강사로서의 명성이 땅에 떨어지고 자연인 김미경만 남더군요. 그래도 사람은 몸이 있는 한 무너지지 않습니다. 더 단단해졌고 다시 시작했죠.” 그는 사람은 나이 일흔에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마다 자신의 가치관대로 살아내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버킷리스트는 뭔가요?
“미국에 가서 3년 간 공부와 활동을 병행하는 겁니다. 벌여놓은 일들 때문에 국내를 벗어나는 게 불가능할 거 같았는데 디지털 기술 덕에 가능해졌어요. 3년 전부터 준비했고 지금도 영어 강의는 합니다.”  그의 회사 연남타운크리에이티브는 마포구 연남동에 있다. 5년 전 인터뷰한 사무실도 마포구에 있었다. 그는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서울살이를 시작해 연대 언저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촌년’이 성공했다”면서도 강남은 불편하다는 그는 천생 신촌녀였다.

이필재 (신방 77입) 한국잡지교육원 교수

연세미디어 콘텐츠 종료

연락처 및 저작권 표시

  •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03722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연세동문회관 4층
    TEL: 02-365-0631~4    FAX: 02-365-0635
  • 사이트맵 | 개인정보처리방침
  • Copyright © 2018 Yonsei University Alumni Association.

페이지 로딩 이미지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