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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김슬옹(국문 82입)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등록일: 2020-10-08  |  조회수: 252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일을 알며,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고 있는 한글.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최고의 문자라 칭송하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은 1997년 10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김슬옹(국문 82입)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세종대왕이 여덟 명의 신하들과 함께 해설한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간송본)을 최초로 직접 보고 해설한 한글학자이며, 끊임없는 연구로 우리말과 한글에 관한 박사학위를 세 개 받은 최초의 국어학자이다. 김 원장을 만나 그의 한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현배 선생에게 이끌려 한글에 빠지다

김슬옹 동문이 한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철도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였다. “고1때 한글학회를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 외솔 최현배 선생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저서인 <우리말 존중의 근본뜻>을 읽고 한글에 매료되었죠. 세종대왕과 주시경 선생이 한글의 초석을 닦으셨다면 최현배 선생은 완성시킨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은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을 보고 초간본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히셨습니다. 저서인 <한글갈>을 통해 우리말을 체계화 시키고, 한글말 쓰기를 통해 쉽고 편하게 우리말과 글을 쓸 수 있게 노력하셨습니다. 또한, 한글 전용 운동에 앞장서시며 학문과 실천을 겸하신 분입니다. 지금 중·고등학생들 교과서에는 최현배 선생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최현배 선생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어쩌면 모교에 사범대가 있었다면 많은 학생들이 이런 분들에 대해서 잘 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글 사랑을 시작하게 된 김 동문은 고1때 슬기롭고 옹골찬 옹달샘이 되고자 이름을 ‘슬옹’으로 바꾸었다. 당시는 미성년이었기 때문에 대학2년 때 재판을 통해 정식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개명으로 아버님과 1년 정도 말도 안했습니다. 그래도 한글 이름으로 바꾼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한글 관련 3개의 박사학위를 받은 한글 지킴이

철도 공무원으로 2년 정도 재직하다가 한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 한 김 동문은 모교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모교에 재학하며 ‘한글물결’이란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저희끼리는 동아리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동아리들이 ‘써클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3학년 때 써클 연합회 홍보부 활동을 하던 중 제안을 해서 ‘동아리 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그 후 4학년 때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 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 각 대학의 회원들에게 ‘동아리’라는 말을 쓰자는 제안을 했고, 그렇게 얼마 지나자 90년대 초에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동아리’라는 말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쓰고 있는 ‘동아리’라는 말의 성지가 바로 모교 연세입니다.” 김 동문은 동국대, 상명대 박사 학위에 이어 올 7월 모교에서 ‘훈민정음 해례본학’으로 세 번째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94년에 모교 박사과정에 입학했습니다. 97년에 수료 후 아이가 아프고 해서 졸업을 못하고 있다가 서상규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복적을 해서 수료 23년 만인 올해 7월에 겨우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네요.” 한글에 관한 박사학위를 세 개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학자인 김 동문은 한글 관련 책 85권(공저 50권)을 펴냈고, 123편의 논문을 썼다. 현재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인터뷰 당일 서울시 국어바르게쓰기 위원장으로 임명되었고, 그 외에도 훈민정음가치연구소 소장, 한글학회 연구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전문위원, 외솔회 이사,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객원 교수, 세종대왕나신곳성역화국민위원회 사무총장, 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소장 등 한글을 사랑하는 일에는 빠지지 않는다. 이런 한글 사랑으로 2018년 국회 문광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한류대상에서 한글 공로로 한글 지킴이로 뽑혔다. “방탄소년단이 한국어와 한글을 널리 알린 공로로 ‘으뜸 한글알림이’로 뽑힐 때에 ‘으뜸 한글지킴이’로 뽑혔는데 시상식에 안와서 좀 서운하긴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상을 수상했지만 2016년에 수상한 ‘38회 외솔상’이 제일 값진 상이라고 말한다.

한글은 인류 문명사의 기적

현재 김 동문은 세종국어문화원에서 세종의 정신으로 공공언어를 바르게 쓰기 쉽고 바른 언어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자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영어를 섞어 쓰는 곳이 많습니다. 무분별한 영어 대신 한글을 사용하고, 미망인 등 차별적인 언어들을 쓰지 않도록 바로잡고 있으며, 잡상인을 이동상인, 대합실을 맞이방으로, 유모차 대신 유아차를 사용하는 등 바른 말 쓰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훈민정음 가치 연구소를 통해 해례본을 널리 알리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세종대왕께서는 1443년 훈민정음 창제 후 백성들에게 알리는 해설서를 펴냈습니다. 훈민정음의 제작원리를 자세히 설명한 것이 바로 해례본인데 해례본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있어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940년 기적처럼 발견된 해례본 원본을 직접 보고 해설을 한 것은 김 동문이 처음이다. 김 동문은 해례본을 28개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여 알리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6개의 언어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문자 중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글뿐입니다. 다른 나라의 문자들도 훌륭한 것은 맞지만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미국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30% 정도가 영어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고 합니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한글이 가진 최대의 가치며 장점입니다. 한글을 통해 모두가 지식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인류 문명사의 기적인 것입니다.” 전 국민이 해례본을 읽기를 바라는 김 동문은 세종시에 한글 놀이공원을 세워 한글의 가치를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 세종시와 협의 중이며, 해례본의 방식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최조의 판타지 동화인 <위대한 세종 한글>을 곧 출판할 예정이다. 또한, ‘세종 훈민정음 대학교’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례본을 소개하는 108강좌와 세종학 등의 전문 교양 강좌를 10월 9일 한글날 오픈할 예정에 있다.

새로운 한류의 구심점이 될 한글

“한류시대가 새롭게 열리게 될 텐데 새로운 한류시대는 의료분야와 한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도 한글을 가르치는 나라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가 6천여 개라고 하는데 사용하는 문자는 실제 20여개 정도입니다. 문자가 없어 사라지는 소수언어가 엄청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다양한 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공용문자로 적을 수 없는 말이 많아 한글로 적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본인들의 것을 사용하되 문자를 적는 기호로 한글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글의 보편적 가치이며 해례본을 28개 언어로 알리려는 것도 그런 운동의 일환입니다.” 김 동문은 연세가 한글의 성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연세에는 한글탑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글탑을 찾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고, 관련된 행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학생들 중 한글 홍보대사를 양성하고, 도서관에 한글 관련 특별관을 만들거나 한글탑 주위에서 관련 행사를 하는 등 모교 연세가 한글의 성지와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글은 반포된 후 450년이 지나서야 우리 글로 인정받았다. 전 세계의 문자 학자들이 최고라고 극찬하는 한글은 조선이 망할 때까지 2류 문자 취급을 받았으며, 해례본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한글을 사랑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글을 더욱 소중하게 사용하고, 김 동문의 바람대로 연세가 한글의 성지가 될 그날을 기대해 본다.

백진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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