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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세상을 바꾸는 연세인들 ⑤ - 강원희·최화순 전 의료선교사
등록일: 2020-07-14  |  조회수: 5,251

강원희·최화순 동문 부부는 세브란스 출신 1호 의료선교사이다. 외과 의사인 강 동문은 49세에 네팔 히말라야로 떠나 83세에 이디오피아에서 은퇴, 귀국했다.간호사 출신인 최 동문은 두 자녀를 대학에보낸 후 합류했다. 부부는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네 나라에서 총35년 간 의료선교를 했다.
강 동문 부부는 2011년 ‘소명3-히말라야의 슈바이처’라는 다큐멘터리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배우 신애라씨가 나레이션을 맡았다.


아프리카에 가 50여 년 간 원주민 의료와 선교에 힘쓴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를 읽으신 게 영향을 미쳤습니까?
“슈바이처 박사의 영향도 있었지만 연세를 다녔기에 선교사로 나갈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세상에 진 빚을 갚으려면 선교사가 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슨 빚을 지셨습니까?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닌 만큼 누구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마련이죠. 무엇보다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로 저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는데 그 빚을 갚을 길은 선교사로 나가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934년생인 강 동문은 함경북도 성진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 내려와 미션 스쿨인 대광고를 졸업했고 우리학교에 입학해 의사가 됐다. 당초 장군이 되고 싶어 육사 시험을 치렀지만 고배를 마셨다. 신학대를 가려 하자 아버지가 의사의 길을 권했다. 신학과는 커트라인이 낮았던 시절이었다. 
“아버지 형제 중 셋이 의사였습니다. 아버지도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가업인 상업을 물려받아야 했어요. 생전에 ‘내가 의사가 됐다면 형님들보다 잘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대학 졸업 후 그는 1970년 강원도 속초에서 개원을 했다. 속초는 함경도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삼태기로 고기가 몰리듯이 환자가 오는 곳이라고 했다. 병원은 환자가 많았다. 위 수술을 하면 치료비로 20만~25만 원 받을 때 그는 3만~10만 원을 받았다.
“약자인 환자에게서 치료를 구실로 돈을 받는 게 마음에 걸려 실비만 받았습니다. 치료비가 낮으니 환자가 많았어요.”
개원 당시부터 주말이면 짬을 내 무의촌을 찾았다. 이렇게 시작한 무의촌 봉사는 1982년 의료선교를 나가기 전까지 이어졌다. 최 동문은 당초 고국의 부모들을 떠나 고1, 고2 자녀 둘을 두고 의료 선교사로 해외 오지에 나가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고 했다. 가족·친척에 심지어 섬기는 교회에서도 남편의 네팔 행에 반대했다.
“그런데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인생을 하나님께 바치고 싶은데 생선에 비유하면 머리와 꼬리가 아니라 가장 좋은 가운데 토막을 바치고 싶다.’ 자기 인생의 황금기를 선교에 쓰고 싶다는데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어요.”
부부는 강 동문의 동기인 김일순 모교 명예 교수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강 동문은 뜻밖에 계속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몇 년 후 환자를 보기 싫더라고 말했다. 군의관 시절을 포함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던 시절이 겹쳐졌다. 속초중앙교회에서 장로가 됐지만 그렇게 믿음이 좋은 장로도 아니었다. 그러다 선교지로 떠날 생각을 하니 믿음이 더 굳어졌다.
“희한하게 선교지에서 환자를 보기 싫었던 적이 없습니다. 선교비도 많이 받을 수 있었지만 필요한 만큼만 받았어요. 병원에서 환자 보고 무의촌 다니다 보면 돈 쓸 기회도 별로 없어 진료에 전념하는 게 나았어요.”
선교지에서는 현지어를 배워 환자들과 현지어로 소통했다. 그러나 그 나라를 떠나면 바로 다음 날 그 나라의 아침인사말도 잊어버리게 되더라고 말했다. 부부는 네팔에서 세 번에 걸쳐 14년 간 활동했다. 마지막 임지 에티오피아엔 두 번 머물렀다.
“선교지에서 제 삶을 새롭게 할 수 있었고 믿음이 두터워지는 게 좋았습니다.”

인생 2막을 앞둔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시겠습니까?
“정직하고 냉철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관용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정직하게 살면 후회가 없고, 강직하게 살면 남들과 부딪혀 힘들죠. 그래서 지혜가 필요합니다.”

후배 의사들에게는 어떤 권면을 하고 싶나요?
“잘 버는 의사가 되는 것도 결국 개인의 선택입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순 없어요. 그러나 욕망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때로는 거부할 수 있어야죠.”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리 사회에 기여할 능력을 갖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것이 저는 성공이라고 봅니다.”

행복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만족하는 삶이죠. 인간은 본래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존재입니다."

좌우명이 뭔가요?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살아계신 사랑의 하나님. 제가 사용하는 하나님에 대한 수식어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확실히 붙들면 세상에 더 바랄 게 없어요. 예수님을 떠난 삶은 자기 존재를 배신하는 겁니다. 자기 배신은 알고 나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십니까?
“좋은 선배면 족합니다.”
그는 “그들은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다”(요한복음 12장 43절)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코로나19 사태에 담긴 하나님의 뜻이 사람의 영광을 경계하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희(의학 55 입학)·최화순(간호 56 입학) 두 동문은 2012년과 2018년 각각 ‘연세를 빛낸 동문상’을 받았다. 부부 동문이 따로 또 함께 이 상을 받은 건 이들이 처음이다.

이필재(신방 77입) 한국잡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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