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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길문종(의용전자 79입) 메디아나 회장 - 오랫동안 꿈을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기적처럼 이루어질 것입니다
등록일: 2020-06-01  |  조회수: 7,337

길문종(의용전자공학 79입·총동문회 29대 상임부회장) (주)메디아나 회장이 모교 미래캠퍼스에 50억 원 상당의 개인 소유 상장주식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모교에 아시아권 최초로 생긴 의용전자공학과를 1회로 졸업하고, 국내 의료기기산업 1세대 창업자인 길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상식적이고 견고한 장인 정신으로 불모지에 도전

길문종 동문은 1993년 메디아나를 창업해 의료기기 불모 지나 다름없었던 시절에 의료기기 제조업에 도전했다. “모교를 졸업하고 유학 후 초음파진단기 회사인 메디슨 (현 삼성메디슨) 미주지역 담당 해외영업부에 입사를 했습니다. 한 번 출장을 가면 미주 지역 15개국을 한 달 넘게 다니는 강행군을 하며 그야말로 ‘made in Korea’ 제품이라는 말을 수없이 했습니다. 당시 김포공항에 도착 안내가 나올 때쯤에는 눈물이 글썽이며 이상한 애국심 비슷한 감정이 생기더군요. 언젠가 저도 저만의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메디아나는 논현동의 단칸방에서 그야말로 ‘One Man company’로, 해외 의료기기를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로 시작됐다. 이 당시 첫째 딸이 만 한 살이고, 둘째를 임신 중이었는데, 무슨 용기로 창업을 했는지 지금도 스스로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시 국내 의료기기업계는 굴지의 선두기업이 장악을 하고 있던 터라, 홀로 하는 사업이 병원에서는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장비를 판매하기 위해 전국 곳곳의 병원을 발품팔아 다니면서, 어쩌다 장비계약을 하면 집사람하고 좋아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어제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하던 길 동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 굴지의 환자감시장치 제조, 판매 회사인 휴렛팩커드에서 한국 독점 판매권을 물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른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비할 수 없이 작은 회사였지만 한 번 부딪쳐 보기로 했습니다.” 메디아나는 기적적으로 휴렛팩커드의 한국 독점 판권을 따내며 당시 10억 원 대였던 매출이 창업한지 5년만인 1998년도에는 1백억 원 대로 10배 상승하게 되었다. “어느 날 학창시절 은사님이 ‘환자감시장치’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예전부터 제가 만든 의료기기를 해외에 수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길 동문은 산학협력으로 ‘환자감시장치’를 개발했지만 이번에는 생각지 않던 위기가 찾아왔다. 의료기기를 자체 생산하자 휴렛팩커드에서 판권을 회수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당시 개발한 ‘환자감시장치’는 인지도도 없고, 최저 사양의 저가형이었기 때문에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습 니다. 계속 제조를 하게 된다면 매출 1백억 원의 휴렛팩커 드 판권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길 동문은 판권을 포기하고 적자 중이던 제조를 선택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꿈을 선택한 것이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이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길 동문은 상식적이고 견고한 장인 정신으로 제품 개발에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했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전 세계에 진출

메디아나의 제품이 전 세계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기 때문이다. 메디아나의 ‘환자감시장치’는 환자의 생체신호인 심전도, 산소농도, 호흡, 체온등 최대 10여 가지의 생체신호를 감지하여 환자에게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5초 이내에 경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의료기기로서, 병원의 응급실, 병동,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 필수 장비로서 사용되고 있다.   재난현장 등 응급상황에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심정지 상황이 발생하면 4~5분 후 뇌세포가 파괴된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심장충격기가 필요하다. 요즘은 지하 철역이나 공공장소에 비치되어 있는데, 서울시 지하철역에 설치되어 있는 3천여 개 모두 메디아나 제품이다. 실제로 천호역과 강동 복지관에서 환자가 쓰러졌을 때 메디아나의 ‘심장충격기’가 생명을 구하는데 사용되었으며, 전 세계의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에 전 직원들은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다. ‘환자감시장치’와 ‘심장충격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 술력을 갖춘 메디아나는 국내 유명 대학병원은 물론 전 세계 80여 개국에 자체브랜드와 세계 최대의 의료기기 업체인 메드트로닉스 등에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r)으로 20여 년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메디아나의 제품은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 도쿄 대학병원, 하버드 대학병원 등에도 설치되어 있다. 또한, 심혈관치료용 의료소모품(카테터), 체내 삽입형 무선통신(WiFi, LTE) 모듈 등의 신규사업 진출에 나서며 주요 종합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작년에는 체지방분석기를 출시한데 이어 4차 산업 기술인 체내 삽입형 심부전측정기,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 및 원격진료를 준비하고 있다. 메디아나는 의료장비 전문회사로서 지난 20여 년간 1백만여 대를 수출하고 있는 회사의 브랜드가치를 바탕으로 전문가용 소모품 소재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제2의 창업을 위한 도약을 하고 있다.

20여 년 전 꿈꿔온 버킷리스트를 실행

길문종 동문은 최근 모교 미래캠퍼스에 50억 원 상당의 개 인 주식을 기부했다. 중소 제조업체 대표가 50억 원이라는 돈을 기부하자 여기저기에서 ‘왜?’라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냥 했습니다. 제가 나온 모교에 기부를 하는데 이유 가 있나요? 그냥 예전부터 어렴풋이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모교에 기부하는 선배들을 보며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0여 년 전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기부에 대한 생각은 어느덧 그의 버킷리스트가 되었고, 과감하게 실행했다. 물 론 50억이라는 돈은 작은 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족들과 도 상의를 해야 했다. 어머니, 아내와 더불어 외국에서 생활 중인 아들과 대학병원에서 내과 의사로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딸에게 메신저를 통해 기부 의사를 밝혔다. “가족들이 모두 멋있고 장하다며 지지해 준 것이 기부 를 결정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돈이 많아서, 여건이 되어서 기부를 한 것은 아닙니다. 항상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해왔고, 머리로 이것저것 따지다가는 실행하지 못 할 것 같았습니다.” 길 동문은 가족과 상의 후 이틀만에 아무런 조건없이 50억 원의 주식을 기부했다. “기부에 대한 제도와 인식이 바뀌면 좋겠습니다. 상장 법인이기에 모교에 기부를 하는데도 5%, 10% 등 제약이 많더군요. 미국 대학의 경우 얼마나 치밀하게 기부문화를 만드는지에 대하여 우리 또한 배웠으면 합니다. 기부는 액수와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길 동문은 총동문회에서 1년에 3만 원을 기부하는 ‘모교 사랑 발전 기금’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주위의 누군가가 기부를 했다면, 액수와 상관없이 박수쳐주고 함께 동참하고 대학 또한 이에 대한 세심한 배려속에 기부문화의 선순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여 년 전 어렴풋이 생각했던 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이 저에게 일어났습니다. 연세의 후배들 모두 가슴속에 꿈을 품고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던 스스로 되고자 하는 꿈을 무시하지말고 계속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진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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