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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 미디어에 비친 교정(6) - <스카우트>
등록일: 2019-01-04  |  조회수: 514

<스카우트>, 내일을 향한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곳

 ‘99% 픽션’이라는 영화 <스카우트>의 시작은 무거웠습니다. “이 비상사태를 어떻게 할 거요?”라는 말은 비장했고, ‘1980년 5월 7일’이라는 자막은 당연히 시대의 비극을 암시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줄담배를 피워대는 이들이 논의하고 있던 것은 추계리그 이후 안암동에게 3연패하고 있는 신촌 야구부의 난국 타개책이었습니다.
최동원 선수마저 졸업을 앞둔 4학년이다 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광주일고 에이스 선동렬을 데려오자고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체육지원부 직원 이호창(임창정)이 그 막중한 임무를 안고 광주로 갑니다. 꽁꽁 숨어있는 선동렬을 찾아야 하는데 하필이면 그때 후배 김세영(엄지원)을 만납니다. 
도서관학과 70학번인 호창은 야구선수였습니다. 3학년이 되도록 학과에는 관심도 없었지만 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72학번 세영에겐 자꾸 눈길이 갔습니다. 광주 출신인 그녀의 사투리를 고쳐주겠다며 다가선 그는 그녀와 캠퍼스 커플이 됩니다. 이후 호창은 한 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던 도서관을 드나들기 시작합니다. 공부를 위해서? 당연히 아니죠. 세영을 위해서입니다. 여명의 푸른빛이 채 사라지지 않는 교정을 오(伍)와 열(列)을 맞춰 힘차게 뛰다가도 도서관 앞을 지날 때는 슬쩍 대열을 이탈합니다. 마치 도루의 순간을 잡은 선수처럼 잰 걸음으로 도서관에 들어가 텅 빈 창가 쪽 책상 위에 슬쩍 책 한 권을 놓고 잽싸게 돌아 나옵니다. 도서관이 북적북적해 질 즈음, 세영이 유유자적 그 자리에 앉습니다. 그곳이 바로 중앙도서관입니다.
연면적 5,856평, 지상 6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중앙도서관은 우리나라 민간 건축물중 규모가 가장 큰 화강석 석조건물입니다. 연희전문학교 시절엔 언더우드관에 있었고, 1957년 용재관으로 옮겼다가, 1979년 ‘연세 백 년을 향한 마스터 플랜’에 따라 지어진 지금의 건물로 한 번 더 이전한 중앙도서관.
신분증을 보이고 드나들던 아날로그 시절에는 1층 로비에 도서 검색대가 있었고, 갱지로 된 대출신청서에 서지 정보를 적어 대출함에 넣고 기다리면 책을 찾아온 직원 또는 근로 장학생인 학우들이 호명해 주었습니다. 이젠 출입관리하던 아저씨대신 통합 제어 기기가 있고, 무인 도서반납시스템을 비롯하여  각종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도서관 외관만 본다면 40년이 지났어도 변한 것 없어 보이지만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도서관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야구 영화이면서 1980년 5월 어느 열흘 동안의 광주를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 이 영화에서 이호창은 선동렬 선수와의 계약에는 실패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선택을 합니다. 그 선택이 시작된 곳이 도서관이었습니다. 내일을 향한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곳, 2019년에는 한번쯤 중앙도서관에 들러 잊었던 꿈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희정 (신방 83입) 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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