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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세상을 바꾸는 연세인들 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1)
등록일: 2019-11-01  |  조회수: 5,154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아마 현존하는 연세인 중 가장 지명도가 높은 동문일 것이다. 외식 기업인인 백 대표는 1992년 외식 업계에 진출해 본가·홍콩반점·새마을식당·빽다방 등 21개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가맹점 수는 전국적으로 1천4백40개에 이르고 일본·중국·미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2017년 초 문을 연 제주 중문관광단지의 호텔더본도 순항 중인데 올들어 9월까지 평균 객실 점유율이 97.3%에 이른다. 숙박료와 조식 뷔페의 월등한 가성비 덕이다. 백 대표는 “좀 늦게 연락하면 저도 예약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백종원의 골목식당’(SBS),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tvN) 등을 진행하는 인기 방송인이기도 하다. 영화배우 소유진씨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뒀다. 2회에 걸쳐 백 대표의 연세 동산 시절, 기업인으로서의 삶과 철학을 다룬다.

연세 동산에서 무엇을 얻었나요? “4년 내내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그 방황이 지금의 가치관·직업관·교육관을 형성하는 바탕이 됐죠. 방황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습니다.”

나름의 가치관 내지는 인생관이 뭔가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해야 하고, 그래야 행복합니다. 과정이 즐겁다고 해서 성과가 커지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있어요. 성공을 거둬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도 세상 떠나고 나면 별 의미가 없어요. 어려서는 김우중 선배님(대우그룹 창업주)처럼 되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김 선배님도, 고 이병철·정주영 회장도 모릅니다. 이름을 남기신 분들의 족적도, 심지어 이름마저도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는 거죠. 가치관도 학습의 과정을 거쳐 바뀌게 마련으로, 제 경우 과거엔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버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 쓰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도 어쨌거나 어떻게 벌든 돈을 벌고 난 후의 문제죠.”

연세 동산 시절 어떤 대학생이었나요? “학과 친구, 연고전, MT는 좋아했지만 학교 가는 건 싫어했습니다. 전공과목 성적은 좋았지만 1학년 때 학사경고-학사근신을 받아 서머스쿨을 들어야 했죠. 오죽하면 2학년 전방입소 때 동기들이 입소를 거부했는데 저는 친구들이 등 떠밀어 버스에 올랐습니다. 안 들어가면 학사제적을 당하게 생겼기 때문이었죠.”  백 대표는 사회복지학과 85학번이다. 그가 다닐 당시엔 신과대 사회사업학과였다. ‘미스터 연세’를 해 보겠다고 역도부에 들어갔다 너무 힘들어 1주일 만에 나왔고 아카라카 응원단 도전도 좌절됐다. 비주얼이 달린 탓이라 생각했는데 자신보다 외모가 빠지는 학과 동기는 됐다고 말했다. 신과대가 있던 성암관 앞에서 파라솔을 꽂아 놓고 술을 마시다 문희상 당시 학장에게 호되게 혼이 난 적도 있다고 했다.

‘연세’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연세우유? 싫어도 들어가야 했던 채플과 백양로 등이죠.”

학교 앞 잘 가던 식당은 어딘가요? “연세갈비, 신촌반점, 황소식당 등입니다. 그 시절 신촌반점에 가면 음식을 시원시원하게 시켜 먹는다고 저더러 백 사장이라고 했죠. 빵 주던 독다방(독수리다방)도 많이 갔어요.”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요? “음식은 다 좋아하지만 도식적으로 이야기하면 중식, 한식 순입니다. 일식보다는 양식을 좋아하고요. 사실 요즘은 음식도 국경이 없어지다시피 했어요.”

방송인으로도 잘나가는데요? 방송이 체질 아닌가요? “방송 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썩 좋아하지도 않아요. 닥치면 다 하지만 제가 약간 내성적입니다. 외로움도 잘 안 타는 편이라 결혼도 늦게 했죠. 방송은, 음식 만드는 사람들의 저변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이 음식 만들기를 알고 음식 만드는 사람들의 애환도 알아줬으면 해서 합니다. 방송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이른바 ‘쿡방’이 제가 좋아하는 일의 연장선에 있어 몸은 힘들지만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저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쉬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는 발길 가는 대로 후미진 골목식당에 가서도 먹고 싶은데 방송으로 얼굴이 알려져 불편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먹는 즐거움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방송을 통해 ‘도모’하는 게 뭔가요? “아침을 안 먹는 사람들도 아침을 먹게 돼 저마다 세 끼 밥을 먹고, 그 결과 위들이 커져 간식도 먹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럼 음식값도 내려갑니다. 먹으면 행복해지고 저처럼 음식 만드는 사람들도 행복해지죠.”

그러면 뭐가 좋나요? “우리나라는 한 끼 해결하기 위한 외식비가 너무 비쌉니다. 끼니를 위한 음식값이 내리면, 그럼 외식 시장이라는 파이를 훨씬 더 키울 수 있어요. 사람들이 아침식사도 나가서 할 거예요. 아침은 커피 한 잔 곁들여 3천원~3천5백원 정도 돼야 합니다. 방송에 나가 음식값 내리라고 해 말도 듣지만, 하향 평준화하는 게 아닙니다. 값을 내려 가성비와 회전율을 높여야 외식업계가 삽니다. 저희 회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그런 일을 합니다. 외식비의 마지노선이랄까 ‘저점’을 잡아주는 거죠. 생활 양식도 바뀔 겁니다. 아파트의 주방은 간편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규모로 작아지고 냉장고도 작아져 자연히 다른 생활 공간이 넓어지겠죠.”  ‘쿡방 하는 백종원’ 덕에 한국 남자들이 앞치마를 하고 주방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탓하는 남자들도 있을지 모른다. 정작 그는 우리나라 외식 가격을 잡는 데 기여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백종원, 그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사람 같다.

이필재 (신방 77입)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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