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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재상봉 60주년 맞은 음악대학 1회 졸업생 신갑순
등록일: 2019-05-03  |  조회수: 6,920

해마다 5월이면 연세 교정은 색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싱그러운 신록과 함께 풋풋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모교를 다시 찾는 재상봉 동문들로 물든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졸업 60주년 동문들이 함께한다. 음악대학 1회 졸업생으로 첫 60주년 재상봉을 맞은 신갑순 동문(종음 55입)을 만났다.
신갑순 동문은 지난 60년의 시간을 감사하다고 말했다.
“흔히 하는 이야기로 병아리 같은 여자가 노인이 됐네요. 저희는 세상 풍상을 많이 겪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도, 6‧25도, 4‧19도…. 여러 가지로 깊고 넓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모든 일에 감사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돕는 모교 연세와 음악대학이 더욱 발전해서 나라에 기여하고 세계적으로도 우뚝 서길 바랍니다.”
음악대학은 1955년 신과대학에 종교음악과가 신설되면서 출발하게 된다. 신갑순 동문은 같이 입학한 동기들이 나이가 많았다고 말했다.
“처음 입학해서 보니 이미 음악 선생님을 하고 계시다가 오신 분도 있고, 다른 대학을 다니다 오신 분도 있고 다들 나이가 많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들어간 사람은 저와 동기 한 명뿐이었습니다. 하여간 교수진은 정말 좋았습니다. 첫 학과장을 맡은 박태준 박사를 비롯해 황병덕 교수님, 나운영 교수님은 물론 곽상수 교수님과 황영금 교수님 등 모두 쟁쟁한 분들이 지도해주셨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음악대학은 연세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발전했다. 모교에서 10년간 후배들을 가르쳤던 신갑순 동문은 지금보다 더 발전하길 바라며 창의력을 강조했다.
“모든 방면이 그렇지만 가진 것을 가지고 우려먹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전은 그 나름대로 숭고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현대를 사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옛날 것만 추구하다 현대를 축적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으면, 다음 세대로 계승할 것이 없습니다. 마음과 귀를 전부 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을 칭찬해주고 인정해줄 수 있어야 자기 것도 열리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갑순 동문은 그 말을 실천해왔다. 1993년 모교 강단을 떠나 ‘삶과꿈 싱어즈’를 창단한 신 동문은 연주회마다 창작곡을 의뢰하고 외국 작품의 한국 초연에 힘쓰며 참신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대형 오페라를 지양하고 현대 단막 오페라를 공연하였으며, 혁신적인 현대 오페라를 초연하며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자기 소리를 내지만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더불어 즐거운 울림을 내며 삶을 꾸려가는 사회를 생각했습니다. 앙상블이란 이런 것입니다. 저는 작곡이 활성화 되어야 음악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작곡자를 위촉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했습니다. 아시아 초연도 여러 작품 있었으며, 창작 오페라 <손탁호텔>은 물론이고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이올란타>를 러시아어로 LG아트센터에서 공연했습니다.”
<손탁호텔>은 원로 극작가 차범석 동문(영문 47입)의 희곡을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이영조 동문(작곡 63입)이 작곡을, 표재순 동문(사학 56입)이 연출을 맡아 무대에 올렸다. 2004년 공연한 <이올란타>는 2005년 한․러 수교 15주년을 맞아 모스크바에서, 2010년에는 20주년을 맞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다시 공연되며 러시아인들에게 한국 오페라의 우수성을 알리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2004년 <이올란타> 주연을 맡은 고려인 소프라노 넬리 리는 신 동문의 도움으로 연세에서 러시아 음악을 가르쳤다. 넬리 리는 이것이 계기가 되어 주요 대학에 초빙되었고, 한국에 있으면서 부모님을 모셔왔다. 전주 이씨 후손인 부모님은 돌아가신 후 고국의 품에 묻혔다.
“러시아 공연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의사는 빈혈이 심해서 어렵다고 했고, 가족들도 말렸지만 사명감으로 했습니다. 제 딸인 모교 노어노문학과 김진영 교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신 동문은 그동안의 활동을 담은 <80나 눈썹이 처진 나이, 그래도 속대는 살아 있어>를 출간했다. 그동안 썼던 시와 산문을 비롯해 삶과꿈 싱어즈의 활동은 물론 세계 초연 오페라 참관기, 한국바그너협회 설립 이야기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이 담겼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되돌아보니 이런 활동들을 이어갈 후배를 키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신갑순 동문은 모교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음악대학 동창회장을 맡았고,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여자총동문회를 이끌었다. 특히, 후배들을 위해 피아노 2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활발히 활동해온 신갑순 동문과 같은 선배들이 계셨기에 연세는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다. 

                                        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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