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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조광현(체교 83입) 심메마니
등록일: 2019-03-11  |  조회수: 5,873

2000년부터 산을 타기 시작해 올해로 20여 년째 전문 심마니로 생활하고 있는 조광현 동문을 만나 산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연인의 생활을 시작하다 1985년 조광현 동문의 부친이 간암으로 별세했다. 급작스러운 부친의 별세로 휴학을 하며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 조 동문은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88년 졸업 후 직장생활을 2년 정도 했고, 후에는 개인사업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경북 봉화로 귀농한 친구네집에 놀러갔다가 망태를 메고 산에서 내려오는 약초꾼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부친의 간암으로 평소에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조 동문은 매주 약초꾼을 따라 산을 타기 시작했다. 그 인연으로 이제는 심마니를 생업으로 하는 전문 심마니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극한직업 심마니 심마니는 공인된 직업이 아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심마니를 직업으로 인정해 주는 곳은 없다. 그렇지만 심마니는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한 직업이다. 조 동문은 2013년 6월 10일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 ‘270회 산삼을 찾는 사람들’편에 출연해 심마니의 생활을 소개하기도 했다. “혼자 깊은 산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심마니들은 보통 3~5명이 팀을 이루어 산을 탑니다. 1년에 두 번 입산이 시작되는 시기와 끝나는 시기에 제를 지내 안전을 기원합니다. 입산을 하게 되면 제일먼저 ‘모둔’이라는 임시거처를 지어 그곳에서 생활을 합니다.” 한 번 입산을 하면 보통 4~5일 후에 내려오게 되는데 숙련된 심마니들에게도 산은 여전히 위험한 곳이라고 한다. “바위나 절벽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독사에게 물리기도 합니다. 멧돼지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하고요.” 조 동문 역시 3년 전 무릎을 다쳐 아직까지 재활을 하고 있다. “심마니라는 직업이 사냥이나 수렵처럼 허가된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입산을 했다가 군부대에 붙잡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철원쪽으로 입산을 하다가 수색대에 붙잡혀 벌금을 물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적이 있는데 그때 검사님이 다음부턴 산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직업이 심마니라 먹고 살기위해 또 산에 갈수밖에 없다고 하니 웃으시더군요.” 전국에 심마니의 생업종사자 및 약초 동호인은 약 2만여 명 정도라고 한다. “심마니는 단순히 산에서 산삼이나 약초 캐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배를 하기 위해 산양삼이나 사라질 위험에 있는 토종약초의 씨를 뿌리기도 하고, 채집한 약초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조 동문은 ‘심마니 역시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나 장치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한다.

심마니들의 꿈, 영초를 만나다 심마니들이 산에 오르는 최대의 목표이자 꿈은 바로 산삼이다. “산삼은 25년 이상 됐다고 판단될 때만 채취를 합니다. 산삼은 삼의 나이(노두로 추측), 삼의 생김새, 모삼의 중량 등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고 어디에서 채취했느냐도 중요한데 해발 700~1300m 사이에 좋은 삼이 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정말 그 산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야 영초로서의 의미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 동문은 매년 3세트 정도의 자연삼을 채취한다고 한다. 1세트란 성인 한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1냥(37.5g)을 1세트라고 한다. 1년에 보통 100g의 자연삼을 채취하는 정도이다. 20여 년의 심마니 생활에서 조 동문이 인생의 영초를 만난 것은 2013년이었다. “지금은 작고하신 어인마니(선생님)께서 본인이 다니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화천과 철원사이였는데 아래쪽은 지뢰밭이었습니다. 팀을 이루어 모둔을 치고 입산을 시작했습니다. 한 명은 지뢰밭으로 내려가지 않기위해 고도를 지켜주었고, 4명이 2명씩 산을 타다가 10여 뿌리의 삼을 발견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예정보다 앞당겨 산에서 내려와 1주일 후 다시 산을 찾았다. “이틀째 되는 날 한자리에서 12뿌리의 노두가 큰 삼을 발견했습니다. 내 평생 아니 30년 넘게 심마니로 일했던 동행들도 이제까지 그렇게 좋은 삼을 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심마니 사설협회에 보여주니 삼의 나이를 1백20년을 봐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덩실덩실 춤이 절로 나왔다는 조 동문의 일생일대의 영초(사진 아래)는 필요한 사람을 만나 좋은 곳으로 시집을 잘 보냈다고 한다. 

산과 인간이 모두 함께 건강해 지기를 건강과 신비한 영초인 산삼 때문에 시작했던 심마니 생활이 이제는 단순한 약초 채취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영초를 보고 난 후 이제는 몸에 좋은 약초들을 주변에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 혹은 사명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약초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계속 사용법이나 효능 등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환을 만들고, 탕즙을 내고, 잎부터 뿌리까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또 계절별로 먹을 수 있는 약초는 어떤 것 인지 등 아직도 공부하고 연구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조 동문은 안사람을 위해 7년 전 부터 발모에 좋은 천연약초도 연구하고 있다. “안사람이 머리숱이 많지 않아 연구하기 시작 했습니다. 어성초, 자소엽, 녹차 등 15가지 약초를 배합해서 연구하고 있는데 친구 한 명이 도움을 주겠다며 1백20명 정도를 모아 6개월 간 체험을 해봤습니다. 절반이 조금 넘는 분들이 효과가 있었다며 앞으로 좀 더 연구해서 판매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조 동문의 바람은 향후 자리를 잡아 토종약초들의 씨를 뿌리고 지키며 아픈 분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건강해질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자연은 정말 위대합니다. 우리도 산을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만 항상 자연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 심마니이건, 취미로 산을 타는 분이던 자연을 훼손하는 행동은 자제하고 자연이 주는 선물에 욕심내지 않고 산이 더욱 건강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산과 인간이 어우러져 함께 건강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심마니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진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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