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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 세상을 바꾸는 연세인들 ⑰ - 이숙이 시사IN 대표
등록일: 2022-09-13  |  조회수: 1,052

“독립언론의 핵심은 진실을 자유롭게 추구하는 겁니다. ‘진리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는 연세 정신과 맞닿아 있죠.”
‘한국의 대표적인 독립언론’ 시사IN의 이숙이 대표는 “정치·자본 권력에 얽매이지 않는 좋은 언론을 독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사IN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런 좋은 언론이 시사IN을 향한 독자의 명령이고, 제가 그런 언론인으로 성장하는 데 연세 정신이 자양분이 됐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 학교 여성 언론인회 회장을 지냈다(신방 85).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있는 부군 홍영오 박사도 우리 동문(심리 84)이다.

연세의 학풍이 뭐라고 보나요?
“개방성과 공존입니다. 서로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할뿐더러 상대에게 특정한 가치관을 강요하지도 않죠. 연세인은 일부에서 얘기하는 ‘모래알’이 아니라 ‘따로 또 같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거예요. 동문들 간의 접착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면 이 느슨한 연대가 강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그는 1학년 때 ‘탈반’이라 불린 우리문화연구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여름방학 내내 몸빼 바지 입고 콩밭 매고 모내기를 했던 농활(농촌봉사활동)과 무거운 장구를 매고 잠실운동장을 누볐던 연고전 때의 길놀이, 처음으로 가투(가두투쟁)를 나갔던 영동사거리에서 길을 잃었던 기억 등이 새록새록 하다. 영화 에 치안본부장으로 나온 배우 우현이 한해 선배였다.
“탈반에서는 제 이름이 ‘미나’였습니다. 혹여 잡혀가더라도 본명을 모르게 하려는 선배들의 방책이었죠. 2학년 때는 사회과학대에서 연극을 하고 ‘아브낭뜨’라는 여성 합창단 활동도 했습니다.” 자칭 ‘전주 촌년’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한 덕에 균형 잡힌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뭘 하고 싶나요?
“다양한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겠어요. 누구를 만나든 언어 장벽 없이 편하게 인터뷰하고 싶습니다.”
그는 방송 통신위의 전신인 방송위원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광고대행사 AE를 꿈꿨지만 졸업을 앞뒀을 때 여자는 뽑지 않았다. 첫 공채로 들어간 방송위에서 방송전문지 기자를 하다 시사저널이 만들던 TV 저널로 옮겼고 그 후 시사IN의 전신인 시사저널에 뿌리를 내렸다.

기자로서 나름의 노하우가 뭔가요?
“친한 사람을 비판하는 기사를 상대가 인정하도록 쓰면 동료들도 인정하고 독자들도 알아챕니다. 저도 잘 안되지만 취재원 관리는 평소에 해야 합니다. 용건 없는 안부 전화가 효과적이죠.”

언론이 위기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언론의 네 기능이 정보 제공, 권력 감시, 엔터테인먼트, 사회통합입니다. 기자들이 기레기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시대에 권력을 제대로 감시해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위기엔 기본으로 돌아가야죠.”
그는 치열하게 취재하느라 기자들이 불행해져야 비로소 독자가 행복해진다고 귀띔했다.
시사IN은 2006년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를 계기로 태동한 독립언론이다. 당시 시사저널은 ‘삼성 2인자의 힘, 너무 세졌다’는 기사를 실으려 했었다. 삼성 부회장 측의 전화를 받은 금창태 당시 시사저널 사장은 편집국장의 동의도 받지 않고 인쇄소에 오더 해 3쪽짜리 이 기사를 광고로 대체했다. 자본권력의 영향력에 의해 기사가 누락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 동문 등 기자들이 파업으로 맞서자 회사 측은 직장을 폐쇄했고 회사와 결별한 기자들은 이듬해 길거리 편집국을 만들었다. 진짜 시사저널을 만들 인쇄비라도 누가 보태줬으면 했던 기자들에게 독자들이 후원금을 보내왔다.

독립언론은 사주가 있는 언론사와 뭐가 다른가요?
“시사IN은 기자가 주인인 언론입니다. 정관에 누구도 단독 의사결정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실제 1대 주주는 발언권이 거의 없어요. 기자가 능력이 부족해 못 쓰는 기사는 있어도 사장·편집간부가 못 쓰게 막는 기사는 없죠. 또 주간지라 기자가 회사의 지원하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저만해도 대선만 여섯 번 치른 정치전문기자입니다.”
판매 즉 독자로부터의 수입 대 광고 수입은 6.5 대 3.5,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크다. 이 동문은 정치권의 콜을 여러 차례 받았다. 지난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공직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다고 한다. 시사IN을 성장시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털어놓았다.
“언론 기업도 돈 벌어오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능력 있는 후배들이 취재와 기사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지금은 제가 그런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 같아서요.”
이 동문은 2014년 시사IN이 벌인 ‘노란봉투 캠페인’의 당사자다. 우리 학교의 약칭이기도 한 이 ‘연대’의 첫 이정표는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배춘환씨가 이숙이 당시 시사IN 편집국장에게 보낸 손 편지였다. 그는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다”며 4만7000원을 동봉했다. 회사측의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 파업에 참여한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법원이 내린 47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 결정에 대해 그는 “4만7000원씩 10만 명이 내면 47억 원 되더라고요”라고 편지에 적었다. 그가 보낸 돈은 아이 태권도장 보낼 돈이었다. 이 동문은 그해 시사IN 신년호 ‘편집국장의 편지’에 이 사연을 소개했다.
시사IN 독자들의 모금 요구는 아름다운재단과의 공동 캠페인으로 이어졌고, 생활고와 엄청난 손해배상액에 대한 부담으로 33명의 노동자와 가족을 잃은 쌍용차의 노동자들은 몇 달 후 4만7000원이 담긴 4만7000여 개의 노란봉투를 받았다. 이효리·김제동이 참여했고 세계적 석학인 노암 촘스키 교수도 47달러를 보내왔다. 노동자의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구 ‘손잡고’도 만들어졌다.

한국의 미래를 낙관하나요?
“말없이 상황을 지켜보다 필요하면 행동하는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나라예요. 암흑기도 있었고 80년 광주의 고립기처럼 사회의 진보가 더딜 때도 있었지만, 4·19, 촛불혁명 등 결국 자정 작용이 일어납니다. 지금 국민들이 삶이 팍팍해 굉장히 우울해합니다. 이 고비도 잘 넘길 거예요. 저로서는 분출하는 민심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언론 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과정에서 정부와 시민사회의 몫은 뭐라고 보나요?
“독립언론처럼 정치권력·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죠. 역대 정부가 광고를 몰아줘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매체들이 도태되지 않도록 도왔어요. 역대
정부가 방송 통신위 지분을 여야 정당이 나눠먹는 구조를 손봐 공영방송이 독립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결국 하지 않았죠.”
그는 팬덤 정치가 판치는 정치판처럼 팬덤 독자들에게 언론이 발목 잡힌 현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편향성이 강한 팬덤 독자는 권력화해서 언론의 논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려고 합니다. 독자가 가장 무서운 시어머니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자기편만이 돼주기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언론이 휘둘려선 안 돼요.”

여성 후배들에게 기자의 길을 권하나요?
“언론 분야도 남성 할당제를 실시해야 할 만큼 여성들의 입사 성적이 우수합니다.
여성 후배들이 섬세한 감각으로 실력 발휘를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세상이 되기를 바라나요?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입니다. 팩트가 틀린 건 말 그대로 틀린 거지만, 서로 생각이 다른 건 어느 쪽도 틀린 게 아니에요. 나와 다른 상대의 생각을 배척하면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이필재(신방 77입) 한국잡지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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