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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야기] 세상을 바꾸는 연세인들 ⑧ - 유재흥 가농바이오 회장
등록일: 2021-01-12  |  조회수: 125

가농바이오는 국내 최대, 최고의 산란계 스마트팜이다. 하루에 90여 만 개의 계란을 생산한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다시 국내 닭 농장을 덮쳤지만 알 낳는 닭-산란계를 키우는 가농의 농장엔 한번도 AI 바이러스가 침투한 적이 없다. 우리학교 동문인 유재흥(경영 73입) 가농바이오 회장은 “산란계 농장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방역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66년 된 장수 기업인 가농은 국내 계란의 역사를 썼다. 우선 계사의 대형화·자동화·컴퓨터시스템화를 선도했다. 병아리 40만 마리를 포함해 1백60만 마리를 키우는 가농의 계사는 산란계·육계 통틀어 국내 최초의 완전한 스마트팜 양계장이다. 24시간 모니터링하는 냉난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사료 및 물의 양을 컴퓨터가 조절한다. 그래서 계란 품질이 높고 일정하다. 오메가3·DHA가 들어간 것, 비타민E 등이 많이 함유된 것 등 기능성 계란 생산도 가장 앞섰다. “닭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섭취한 몸에 좋은 성분을 자식에 해당하는 계란에 집어넣고, 질병을 막는 면역 시스템도 자식에게 이전합니다. 이렇게 자식에게 이전하는 효율이 닭이 가장 높아요. 장차 각종 비타민도 스마트팜 계란 하나면 하루 필요량을 채울 수 있을 거예요.” 품질 등급, 산란 농장 및 산란 날짜 표시, 닭농장·계란가공품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해썹(HACCP) 인증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기준을 만들어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해마다 관련 상을 휩쓸어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AI도 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가농의 방역 경험의 시사점이 뭔가요?
“과거 AI가 침투했을 때는 계란 상인, 닭똥 실은 차량 등을 통한 ‘수평 전파’가 이슈였습니다. 정부와 업계가 잘 대처해 이 수평 전파는 잘 막고 있습니다. 요즘 AI는 야생조류가 날아다니면서 배설하는 분변에 의한 감염 말하자면 ‘수직 전파’가 문제이고, 농장들이 자체적으로 방역을 하지 않으면 침투를 막을 길이 없어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의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은 철새 이동에 따른 AI의 수직 전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무증상 감염의 경우 역학조사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백신에 의한 집단면역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각자 스스로 물리적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챙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전방위적인 코로나 위기는 어떻게 넘고 있나요?
“단체 급식이 거의 0 상태라 입은 타격을 온라인 매출로 만회하고 있습니다. 국내 AI 탓에 잠시 중단됐지만 홍콩에 수출도 합니다. 우리 회사 자체 온라인몰은 산란 후 48시간 내 식탁에 오르도록 계란을 판매하는데 홍콩은 계란 유통기간이 90일입니다.”

-축산 중진국 축에도 못 끼지만, 우리나라가 스마트팜으로는 축산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보나요?
“기술적·하드웨어적으로 우리나라는 스마트팜이 준비된 나라예요. 문제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기능성 식품의 품질을 향상하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가농은 전국의 닭 농장에 유럽의 첨단 양계 설비와 시스템을 공급하는 일도 한다. 이 시장의 점유율이 50%에 이른다. 

-경영 좌우명이 뭔가요?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입니다. 일례로 식품 첨가제로 쓰이는 칼슘을 달걀껍질로 만드는데 일본 회사가 기술 제공을 거부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이때도 되는 방법을 집요하게 찾아냈죠. 헬리코박터 균에 대한 면역이 생긴 닭이 낳는 항 위염-십이장염 항체 함유 계란도 이런 과정을 거쳐 태어났어요. 무엇보다 끝까지 해야 가장 잘할 수 있습니다.” 가농은 연세우유, 매일우유, 동원 등에 칼슘을 공급한다. 이 회사는 별도 설비에서 칼슘, 계란 가공식품, 비료를 일관 생산한다. 계란 가공식품의 원료는 계란 흰자와 노른자, 비료 원료는 닭이 배설한 계분이다. 

-기업인으로서의 목표가 뭔가요?
“양계를 하는 전국의 전업농가들과 협업해 계란의 품질을 높이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들이 서로 손잡고 가농처럼 첨단 시설과 운영 소프트웨어를 갖추게 하는 거죠. 이 급변하는 시대에 이들과 공생하는 우산을 만들고 그 아래서 이들 농가가 미래의 꿈을 실현했으면 좋겠어요.” 유 회장은 연세 패밀리이다. 두 동생-재건(사회 75입), 가농바이오 사장으로 있는 재국(경영 80입)도 우리학교 출신이다. “제 딸들까지 4대째 기독교 집안인데 어머니가 아들은 무조건 연대, 딸은 이화여대를 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두 학교가 미션스쿨이었기 때문이죠.” 그의 두 누이는 그래서 이대를 나왔다. 이과 성향의 그가 경영학을 전공한 건 1955년 가농을 창업한 부친의 뜻이었다.

-모교 재학 시절 어느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경영학원론 시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신 이기을 교수(우리학교 출신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시아버지로 지난해 10월 별세)입니다. 중간고사에 항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논하라’는 문제를 내셨죠. 이분은 출석을 부를 때 수강생 이름에 이사, 전무, 사장 등을 붙이셨어요.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못하면 ‘유재흥 사장 회사는 망했다고 돼 있어요’라고 코멘트를 하셨죠. 또 비즈니스를 한다면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만큼 신용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어떤 동아리를 했나요?
“UNSA(유엔한국학생협회)를 했습니다. 2년 간 약 50명이 목포에서 배로 두 시간 거리의 옥도에 한 달 간 봉사를 갔어요. 목포까지는 열차로 갔는데 객차 하나를 전용칸으로 빌렸죠. 준비 기간만 두 달, 경비를 마련하느라 대강당을 빌려 윤형주·송창식·김세환·장미화 등을 초대해 자선음악회를 열었죠. 졸업한 지 20년쯤 됐을 때 UNSA 재학생 후배들이 초청해 갔다가 즉석 스피치를 한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작은 나무 하나를 심었습니다. 장차 큰 나무로 자랄 거고 언젠가 나처럼 그 나무 그늘에서 동아리 친구들과 쉬게 될 겁니다. 부지런히 물을 주고 거름도 주세요.’”

-캠퍼스 안에서 자주 찾던 추억의 장소가 어딘가요?
“지금은 윤동주기념관으로 바뀐 건물 다락방에 UNSA가 연세춘추와 동거했어요. UNSA 동아리실을 나서면 그 앞의 윤동주 시비와 마주쳤죠. 시비 앞에 자주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서시의 마지막 행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를 되뇌면서 별은 이 우주, 바람은 나라고 생각했죠. 그때마다 우주의 과거 및 먼 미래와 내가 스치는 느낌이었어요.”

-뼈저린 좌절 경험이 뭔가요?
“1997년 IMF 체제 당시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업계 박람회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늘 묵던 힐튼호텔에 투숙하는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포함해 저의 어떤 신용카드도 받지 않았습니다. 예약금 1천 달러를 현찰로 요구했어요. 다행히 지갑에 비상금 1천 달러가 있었는데, 그때 국가 부도사태를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양산하는 나라 출신이라고 우쭐했는데, 한국인으로서 좌절감을 느꼈죠.”  그는 지금도 부인과 함께 사는 작은 딸의 발톱을 한사코 자신이 직접 깎아준다고 했다. “사업 한답시고 식구들과 캠핑도 못 갔고 딸들을 많이 안아주지도 못했습니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 함께하지 못한 게 항상 미안해요.”

이필재 (신방 77입) 한국잡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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